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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3점 차 승리, 코트를 지배한 삼성생명의 ‘에이스’ 윤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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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정호영 명예기자

2021년 11월 1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2021-2022 WKBL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vs 아산 우리은행 won의 점프볼이 시작되기 전까지 주장이자 주전 센터, 1옵션  배혜윤이 빠진 삼성생명이 지난 시즌 정규 시즌 1위 우리은행을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버저가 울렸을 때 웃고 있는 팀은 2020-2021 WKBL 챔피언, 삼성생명 블루밍스였다. ‘차세대 에이스’ 윤예빈이 이끈 그들은 빠르고 강했고, ‘젊음과 자율’로 뭉친 그들은 오늘도 왜 자신들이 WKBL의 여왕인지 증명했다. 그리고 윤예빈은 자신이 ‘차세대 에이스’가 아니라, 삼성생명의 ‘에이스’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저 언니 진짜 눈에 많이 띈다.” 

“응?”

“아니, 공격할 때는 공 제일 많이 가지고 있고, 수비 할 때도 공 가진 사람 수비했다가 상대가 슛하면 리바운드 하려고 뛰어가잖아. 힘들겠다.”

 

함께 경기에 동행한 여(사)친과 나눈 대화다. 농구라고는 마이클 조던하고 예능에 나온 허훈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대생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다는 건 그녀가 그만큼 경기에서 간절하게 뛰었다는 걸 말해주는 게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윤예빈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 40분 내내 코트 위에 머물렀고, 공격 시에는 볼 핸들러로 하프 코트를 넘어가 공격 작업을 전개하고, 팀의 공격이 막힐 때는 본인이 직접 득점포를 올렸다. 2쿼터 3분 52초부터 1분 40초까지 4번의 공격을 실패하고 동점까지 따라잡힌 순간, 코너 3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3쿼터 3분 21초에는 4점 차로 추격하던 우리은행의 기세를 꺾어버리는 환상적인 돌파 후 앤드 원을 이끌어냈다.

 

관련 영상 : https://sports.news.naver.com/basketball/vod/index?uCategory=kbasketball&category=wkbl&id=878457&redirect=true

 

마지막으로 경기 종료 2분 30초 전 점수는 69:68, 반드시 넣어야 하는 공격이 삼성생명에게 찾아오고, 샷 클락 5초를 남기고 윤예빈의 손에 공이 들어왔다. 무조건 본인이 해결해야 할 상황, 환상적인 피벗 플레이로 상대를 속이고 넣은 득점으로 턱밑까지 쫓아온 우리은행을 따돌리고 3점 차로 달아나는 오늘 경기의 최고 하이라이트를 찍은 것도 윤예빈의 몫이었다.

17득점 4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50%에 자유투 성공률 100%. 배혜윤이 빠진 삼성생명의 공격을 주도할 선수는 윤예빈 밖에 없었고, 그녀는 에이스에게 주어진 숙명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했다.

 

 

수비에서도 윤예빈은 빛났다. 6리바운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결코 수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활약을 보여줬다. 공을 가진 상대 선수를 마크하다가, 다른 선수가 슛을 쏘면 리바운드를 하기 위해 골밑으로 뛰어가는 선수였다. 

게다가 공을 든 선수는 5번이나 MVP를 수상한 박혜진과 18-19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박지현이고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다툴 상대는 WKB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김소니아와 7번이나 국가대표에 선발된 최이샘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하게 만드는 라인업을 상대로 윤예빈은 뛰고 맞서고 부딪히며 그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화려한 하이라이트 장면도,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도 이기지 못하면 빛을 바랜다. 과정의 마침표는 승리가 찍어준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피가 말리게 하는 경기의 끝에서 승자는 블루밍스였고, 그때서야 윤예빈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차세대 에이스’가 아닌, ‘미래의 기대주’가 아닌, ‘뛰어난 2옵션’도 아닌 ‘코트 위 삼성생명의 에이스’인 윤예빈이 이끈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거둔 값진 승리다. 팀적으로도, 본인에게도 한 단계 성장하게 해줄 경기였음에 틀림이 없다.

 

 

윤예빈의 찬양 일색으로 끝났으니, 여(사)친이 윤예빈를 보고 남긴 말 함께 기사를 마무리할까 한다.

“저 언니 머릿결 되게 좋다. 생긴 것도 청초하고. 아마 우리 학교 다녔으면 인기 엄청 많았겠다. 맨날 마카롱 박스 채로 받았을 듯.”

 

글 – 정호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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