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모 명예기자
2023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박신자컵이 지난 9월 3일부로 막을 내렸습니다.
지금껏 박신자컵은 유망주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중점을 둔 대회였다면 올해는 해외팀까지 초청해 대회의 성격이 국제대회로 바뀌었습니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WKBL 5개 구단은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으나 삼성생명은 주장인 배혜윤 선수를 비롯해 윤예빈, 이주연, 키아나 스미스가 재활중인 관계로 아직 코트에 나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많은 출전시간을 갖게 된, 올해 2년 차에 접어든 양지원, 김유선 선수를 만나 박신자컵을 돌이켜 봤고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명예기자(이하 기) : 안녕하세요 지원 선수, 유선 선수. 최근 박신자컵이 끝났습니다. 삼성생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코트에 서는 시간이 많았는데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양지원(이하 양) : 박신자컵 전에 연습경기나 팀 훈련을 할 때 삼성생명이라는 팀에 융화되려고 했어요. 제가 하던 농구는 약간 투박하다고 해야 할까요? 반면 언니들은 3점슛 찬스도 잘 만들고 움직임 자체가 간결하죠. 열심히 뛰면서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연습에 임했던 것 같아요.
김유선(이하 김) : 저도 언니들과 팀워크를 맞추려고 노력했고 개인적으로는 부족한 수비를 보완하는데 주력했어요.
기 : 짧은 대회 기간 많은 경기를 치렀는데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요?
양 : 대학리그는 1주일에 많게는 3~4경기를 했었어요. 그땐 힘들지 않았고 아무래도 제가 공격을 많이 하다 보니 슛 넣는 게 재밌었죠. 이번 박신자컵에선 풀타임을 뛰지 않았기에 체력적으로 큰 부담은 없었던 것 같아요. ‘벤치에 있을 땐 코트에 들어가면 이렇게 해야지’라고 집중을 했었어요.
김 : 저도 수피아여고 시절에는 40분 가까이 뛰는 경기가 1주일에 3~4경기가 있었어요.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필리핀전에선 36분 넘게 뛰어서 힘들긴 했는데 상대팀 7번 폰테호스 선수에게 명치를 맞아 정신이 혼미해졌는데 참고 뛰었어요.
기 : 필리핀전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원 선수는 이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했어요.
양 : 역시 필리핀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3점슛을 1개 넣었거든요. 제가 농구를 하면서 3점슛을 던지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프로 선수가 된 후 정식 경기에서 3점슛을 넣었을 때 굉장히 짜릿하더라고요. 지금도 3점슛 연습은 하고 있고 성공률을 점차 높여가고 있어요. 연습 때 감독님이나 코치님께 3점슛 많이 늘었다고 들었던 칭찬이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해요.
기 : 유선 선수도 필리핀전이 기억에 남는 경기였나요?
김 : 필리핀전은 많이 뛰긴 했지만 저는 토요타와의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경기를 뛰면서도 밖에서 보면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토요타 4번 카와이 선수의 수비 장면이 기억에 남았어요.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수비 중 한 가지 항목이 공격자의 길목을 미리 차단하는 수비인데 카와이 선수는 수비 예측을 굉장히 잘하더라고요. 상대팀이지만 수비 움직임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KB와의 경기에서 23번 야마모토 선수가 결승전으로 가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린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기 : 두 선수에게 처음 겪어본 박신자컵은 남달랐을 거 같아요.
양 :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그동안 상대팀의 주전급 선수들과 코트 위에서 경쟁했던 순간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부족한 부분도 많이 느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목표도 생겼어요.
김 : 이번 박신자컵은 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성장의 발판’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번 대회를 토대로 부족함을 보완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기 : 끝으로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한마디와 다가오는 시즌 각오도 부탁드립니다.
양 : 평일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보러 와 주신 팬분들과 중계로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정규리그 시작하고 경기에 뛰는 시간이 적더라도 코트 위에 서게 되면 악착같은 수비와 적재적소 커트 인을 통해 득점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 : 팬 분들게 너무 감사하죠. 대회가 청주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보러 와주시고 선물도 챙겨주시고요. 소중한 시간을 저를 위해, 저희 팀을 위해 써주셨는데 다시금 돌이켜보면 ‘내가 그럴만한 존재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가올 정규리그에선 용인에 오셨을 때 전보다 발전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남은 비시즌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Bonus One SHOT
김유선 “막내 탈출? 아쉬워요...”
프로선수가 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후배가 생기다니...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아요. 1년 동안 연차로나 나이로나 팀에서 막내였는데 후배가 생긴다고 하니 기분이 묘하고 이상해요. 남자 농구팀 은희석 감독님도 저보고 “오 막내~”라고 불러주셨는데 이제 그 타이틀을 벌써 물려줘야 한다니. 모든 사람들에게 하여금 막내만이 갖는 예쁨과 관심이 없다고 하니 아쉽네요(웃음).
양지원 “닮아도 너무 닮은 보람이네”
박신자컵 대회 기간에 숙소에 보람이 부모님이 온다고 하셨어요. 로비에 잠깐 있는데 누가 인사를 하셔서 봤는데 보람이 부모님이셨어요. 순간 보람이가 부모님과 너무 닮아서 놀랐어요. 마지막 날엔 보람이 오빠도 왔는데 가족이 다 닮은 거예요. 이 부분에 있어선 혜미 언니도 100% 공감했어요. 종종 보람이에게 장난으로 어머님이라고 불렀죠(웃음).
기획/기사 - 김원모 명예기자